★★★★☆

 

 

읽은지 좀 오래된 소설이라 제 기억력에 의지한 순수 감상평을 써 볼까 합니다.

큰 줄거리는 그렇습니다.

아르티제아는 로산 후작가의 딸입니다. 하지만 로산후작의 부인이자 아르티제아의 어머니, 밀라이라는 황제의 정부이지요. 황제와 밀라이라 사이의 아들이 로렌스, 즉 아르티제아의 오빠 입니다. 황가의 핏줄답게 화려하고 고고한 오빠와 로산 후작가와 빼닮은 외모로 태어나 어머니에게 무시당하고 학대당하는 아르티제아. 여기서 대충 답이 나오나요.

황제의 정부라는 자격으로, 늙은 로산 후작가의 부인으로 들어갔지만, 밀라이라가 황제의 정부라는 것은 귀족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밀라이라가 로산 후작과 같은 머리색의 딸을 낳았을 때 밀라이라의 위치는 어땠을까요.

다행히 황제는 얼마 뒤 다시 밀라이라를 찾았지만, 결국 아르티제아는 밀라이라의 약점과 같은 존재 입니다.

하지만 황제도 정식 후계자가 없어 로렌스를 다음 황제로 은연중에 밀어주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 로렌스는 자기밖에 모르는 안하무인으로, 아르티제아는 오빠를 위해 희생하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죠. 아르티제아는 자신의 쓸모를 찾아냅니다. 똑똑한 머리로 계략을 쓰고 온갖 악행을 저질러 결국 오빠인 로렌스를 황제로 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로렌스는 그런 아르티제아를 누명을 씌워 혀를 자르고 손과 발도 잘랐던가요. 아주 잔인하게 고문을 합니다.

 

이 때, 정의로운 숙적인 세드릭 공작이 아르티제아를 구해 내 계책을 내라 합니다. 아르티제아가 만든 나라 꼴을 보여주면서 말이죠. 아르티제아는 아무리 로렌스가 생각이 없어도 황제가 되고 나면 다시 쑥대밭이 된 나라를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후회하는 아르티제아에게 세드릭은 계략을 내라고 하지만 이미 너무 와버린 상태라 더이상의 계책은 없습니다. 다만 방법은 있었습니다.

 

고대 마법을 써서 아르티제아를 희생해 시간을 돌립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르티제아는 죽지 않고 18세로 회귀하게 됩니다. 오랜 고문으로 몸과 마음이 고된 상태에서 고대마법을 써서 잘 못 된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아르티제아는 결국 돌아왔고 이제 과거의 잘못을 돌리기 위해, 세드릭을 황제로 올리기 위해 세드릭 대공에게 청합니다.

 

"저에게 청혼해 주십시오. 당신을 황제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이후로는 스포가 될 수 있는 저의 감상평 입니다.

 

아르티제아는 이 전 생에서 그렇게 많은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죄책감을 느끼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딱 두사람에게는 죄책감을 느꼈는데 그것이 바로 세드릭 에브론과 성녀 리시아 였습니다.

성녀 리시아를 협박해 강제로 로렌스와 결혼을 시켰고, 그런 성녀의 영향력과 상징성이 로렌스가 사생아라는 정통성을 보충하는데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녀가 황태자비가 되자 모든 사람들은 기뻐하였고, 세드릭도 성녀를 부탁한다고 적인 아르티제아에게 이야기 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가학적인 기질을 가진 로렌스와의 혼인은 그리 순탄치 못한것인지 리시아는 점점 매말라갔고, 아르티제아는 로렌스에게서 리시아를 지켜주려 하였으나 결국 리시아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리시아는 아르티제아를 용서한다고 하고 죽었지만 아르티제아는 그 죄책감을 잊지 않고 이번 회귀한 삶에서는 세드릭과 리시아를 이어주려고 합니다.

 

세드릭과 결혼을 약속한 기간은 3년. 그 사이 로렌스를 황제의 눈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들고, 밀라이라의 영향력도 줄이고, 세드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기간으로 잡고 그 후에는 리시아에게 넘겨주려고 합니다만, 모든 소설이 그렇듯 세드릭과 리시아가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고 여자주인공인 티아만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변수가 있었으니, 회귀한 기억이 아르티제아에게만 있는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 소설은 별 5개로도 충분할 정도로 무척 잘 짜여져 있습니다. 한 가지의 계책을 위해 몇십 화 이전에 새로운 인물이 나와 미리 판을 짜고, 이 사람 어찌되었나? 라는 의문이 들 때쯤 그 인물이 나타나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쓰이는 그런 방식입니다. 솔직히 댓글들 말대로 이 소설을 보고 나면, 다른 계략여주인공은 유치할 정도입니다.

그냥 짜여진듯이 척하면 척 적이 척살되는것이 아니라 오랜기간 공을 들여 일을 저지르고 서서히 목줄을 조여 인물들에게 벌을 주는 형식입니다. 회귀 전의 기억을 여자주인공만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결코 과거를 잊지 않고 자신 또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사랑받지 못한 기억 때문인지 자존감이 엄청 낮은 편입니다.

자신이 똑똑한줄은 알고 있으나 여성으로서 매력이 있다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인지 은근 로맨스에서 고구마가 있습니다. 세드릭은 회귀 전부터 적이지만 눈길이 가는 여성만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르티제아 또한 적이지만 그만 신경썼었다고 하죠. 그런데도 둘은 서로를 위하느라 자신의 욕심을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사실 로맨스판타지 소설이라기 보다는 정치물에 더 가까운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로맨스의 분량이 적은 편인 것 같아요. 저는 이 소설이 무척 잘 짜여져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로맨스소설의 본분인 로맨스가 조금 덜 가미된 편이라 그렇게 재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정치적인 요소는 엄청난 흥미를 이끌었지만요. 그리고 세드릭은 은근 댕댕미가 있었는데(제 기준) 그런 남자주인공도 제 취향이 아니었던지라 로맨스에서 그리 재미를 느끼진 못한 관계로 별을 하나 뺐습니다. 아, 그리고 별 하나 뺀 또다른 이유는 로렌스 때문인데, 이 사람도 결국 나중에는 회귀전의 기억을 찾습니다. 그런데 기억을 못할때는 멍청하니 당하는 꼴이 보기 시원하더니 기억을 찾고부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또라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왜 저러나..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결말을 보고 나서도 속시원하지 않았습니다. 로렌스가 제 기분을 망쳤어요.

하지만 계략들이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정교하고 잘 짜여져 있으니 꼭 보시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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