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 받은 황비는 제가 처음으로 입문하게 된 로맨스판타지소설이 아닌가 싶네요. 정확한 기억이 아닌데 초반에 빠지게 된 계기임은 확실합니다. 처음에는 웹툰으로 먼저 접했던 것 같아요. 웹툰 초반에 10회? 그정도 보다가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찾아보니 소설이 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ebook을 구매해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웹툰 그림이 너무 예뻤고, 그리고 과연 어떤 남자주인공과 이어질까 궁금했던 것 같아요.

 

저의 거의 첫 소설인만큼 본지는 1년이 다 되어 가긴 하는데, 그 당시의 느낌으로 말씀드리자면, 재미있게 쭈욱 보다가 마지막에 가서 '아 좀!' 이런 반응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자주인공인 아리스티아(티아)는 제국의 후작가문의 영애입니다. 아주 어릴적부터 신탁을 받아 차기황후로 교육받고 자란만큼 황태자인 루블리스(루브)를 사랑했고 제국을 잘 이끌어가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세계에서 온 '지은'으로 인해 진짜 신탁의 주인공이 아리스티아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고, 티아는 황후가 아닌 황비로 궁게 들어가게 됩니다. 거기서 열심히 황비로써 일을 했지만 결국에는 지은을 아끼는 황제 루브에게 언어폭력을 당하고 실제로 유산도 하고 결국에는 누명을 쓰고 가문도 망하고 티아는 사형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눈떠보니 다시 회귀. 자신에게 냉담할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인 후작이 티아의 사형을 막기 위해 애를 쓴 것을 막판에야 알게 된 티아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루브를 다시 사랑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몇 년 후 지은이 왔을때 같은 생활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루브와의 파혼을 결심하게 되며 티아 자신은 기사가 되어 후작가문을 잇기 위한 후계자 공부를 시작합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에요. 거의 초반의 로판소설이라 ebook으로 본 것인지라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어떤줄 몰랐는데, 다른 소설들을 카카페에서 보다가 댓글에서 쓰레기남주를 지칭할 때 '루브'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귀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해도 심하긴 했죠. 서로 사랑하지도 않고, 지은을 사랑하는 것 같은 루브와 황후가 될 줄 알았지만 지은에게 거의 다 뺏기다시피 하고 황비가 되어 생활한 티아가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가 있었겠습니까.

 

[이후로는 스포가 포함됩니다]

 

회귀 후에는 여러 명의 남자주인공 후보들이 나옵니다. 제국 내에서도 내로라 하는 가문들의 영식이었는데 티아에게 헌신하는 모습들이 참 좋았습니다만, 극은 초반부터 남자주인공이 루브임을 명확히 밝힙니다. 일단 카카페의 표지도 그렇구요. 그냥 분위기가 딱 정해져 있었어요.

 

회귀 전의 생활을 모르니 루브는 싫어했던 티아가 약혼을 깨자고 하니 의문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티아를 살펴보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황후로 맞이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지은'은 꽤나 이후에 등장을 하게 되는데요. 결국 지은도 나름대로의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다른세계에서 왔기 때문에 이 세계의 특성도 몰랐고 하니 귀족들의 멸시도 받았고, 막상 티아가 사형당하고 난 이후로는 늘 티아와 비교가 되었기 때문에 황후로써의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루브가 자신에게 정 떨어져 가는 모습을 봐야 했기 때문에 그녀 또한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겠죠. 결국 돌아온 지은 또한 회귀 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티아의 회귀전 모습을 흉내내며 귀족 행세를 합니다. 티아는 나름대로 지은이 어떨 것이다 라고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황했구요.

결국 로판이다보니 티아와 루브는 이어지게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지은은 왜 엄한 다른 세계에 떨어져서 남자한테도 팽당하고 저렇게 사는가. 란 의문 가득했던. 그야말로 티아와 루브와의 사랑의 장애물 정도로만 치부되는게 안타까웠죠.

 

제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 좀!'이라고 했던 부분은 티아가 루브를 엄청나게 거절합니다. 물론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루브로 인해 아이도 잃었고, 가문도 잃고, 아버지마저 잃었으니, 거기다 본인은 사형까지 당하고 말이죠. 아무리 회귀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루브라고 해도 결국은 같은 사람이니 끌리는 마음과는 별개로 사랑에 빠질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정말 보다가 보다가 이쯤에서는 받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분에서마저 티아는 루브를 밀어냈고,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알콩달콩해 졌어요. 참 진이 빠진.

 

나름의 첫 로판이었으니 끝까지 읽었지 요즘의 저라면 진즉에 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끝부분만 슬쩍 보고 잘 읽었다.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이쯤되면 왜 역대급 쓰레기 남주인지 아시겠죠. 물론 회귀 후에는 로맨스의 남자주인공 답게 아주 부드럽고 여주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같은 남자 입니다. 하지만 회귀 전에는 왜 그랬는지 이 소설을 보면 납득은 갑니다. 그 이유는, 선황제. 그러니까 루브의 아버지는 루브를 굉장히 엄하게 키웁니다. 태어날 때부터 황후로 내정된 티아에게는 반대로 아주 부드럽고 온화하게 대하구요. 아주 어릴적부터 미래의 아내 될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말을 들으면서 자란다고 생각해 보면.. 거기다 티아는 루브를 좋아했기 때문에 아주 맹목적 이었구요. 이런 상황에서 루브는 티아를 점점 증오스럽게 볼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거기다 티아는 자신이 열심히 할수록 언젠가는 루브가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일도 열심히, 공부도 열심히, 칭찬들으려고 엄청 열심히 하거든요. 그럴수록 루브는 상대적으로 아주 모자란 지은에게 마음이 가고, 티아가 죽고난 후에는 점점 그 밑천이 드러나니까 황비였던 티아를 그리워 했다는 겁니다. 이러니 사람들이 쓰레기 남주라고 하죠. 어휴~

 

아무튼 회귀 전의 루브와 회귀 후의 루브는 따로 떼어놓고 보셔야 그래도 재미를 좀 챙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로판의 웹툰화가 많이 되어서 이것저것 기웃거리고 있는데요. 소설 후에 웹툰을 봐서 그런가 아주 많은 부분이 웹툰에서는 생략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도 이상한 것들도 많구요. 그런데 버림받은 황비는 아마 이런 로판의 웹툰화가 된 작품 중 그림도, 내용도 아주 매끄럽고 예쁘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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